채식을 7년째 해오고 있다.
이런저런 우여곡절이 있었지만 어쨌든 6년째 해오고 있다.
페스코로 시작해서, 잠시 중단했다가, 다시 비건으로 살다가
현재는 플렉시테리언으로
그렇게 채식을 만난지 7년이 되었다.
채식의 종류에 대해 궁금하신 분들은 글은 아래의 포스팅을 참조하시길.
내 인생을 바꾼 만남은 독일과의 만남 뿐만이 아니다.
채식
지금 나의 행복의 중심에는 이 단어가 있다.
그리고 채식과의 만남의 첫시작에는 그가 있다.
그와의 만남은 길지 않았다.
그것도 장거리로 보낸기간이 거의 절반 이상이었으니
정말 짧은 만남이었다.
교환학생으로 슈투트가르트에 머물던 때.
6개월이 지나갈 무렵, 그를 알게 되었다.
여러 해를 거듭한 밤샘 작업과 불규칙한 식습관, 스트레스 등으로 엉망이 된 몸과
그로인해 엉망이었던 피부에 스트레스 받아하던 나에게
그는 채식이라는 길을 알려주었다.
그는 8개월간 채식을 지속했다고 했다.
그가 채식을 시작했던 이유가 좀 특이했는데,
그는 소수자들이 받는 편견이 어떤 것인지 궁금했다고 한다.
우리 사회는 소수자들에게 편견이 가득한 시선을 보내고,
혐오를 드러내기도 하는데
사실 평범한 사람들은 그것을 경험할 일이 별로 없다.
짐작은 해볼 수 있지만, 그것은 어디까지나 짐작이다.
그것이 얼마나 고통스러운 일인지 알수 없다.
그는 그것이 궁금했다고 한다.
그러면서 날씬한 몸과 좋아진 피부를 덤으로 얻었다고 했다.
생각보다 어려운 일은 아니라고.
채식에는 여러 종류가 있는데
그냥 식단에서 고기만 제외하는 정도로 시작해보는건 어떻냐고.
만약 내가 어려움을 겪는다면 옆에서 도와주겠노라고.
채식?
그전까지는 한번도 생각해본 적도 없던 것이었다.
아니, 그 전에 들어본 적은 있었나.
없었던 것 같다.
지금이야 채식이 회자되기 시작하면서 많은 사람들이 알고 있지만,
7년 전까지만 해도 정말 드문 주제였다.
어쨌든 그의 도움을 시작으로 식단에서 고기를 배제해 가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식단에서 고기를 뺀다는 것이 어색하게 느껴졌지만,
그것도 곧 익숙하게 되었다.
오히려 고기를 빼는 식단을 찾아야 하다보니,
자연스레 식재료와 조리법에 대해 관심을 갖게 되었고
전보다 나의 식탁은 더욱 더 풍성해져갔다.
그리고 물론 몇년간 나를 괴롭히던 성인 여드름과도 이별을 했다.
(이것이 나의 자존감에 얼마나 큰 영향을 미쳤는지!)
그것이 채식과의 첫 만남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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