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까지는
아가베를 실내에 들여놔 겨울을 나곤 했다.
하지만 2018-2019년 겨울에는 실내에 들이지 않고
밖에서 월동을 시키기로 했다.
사실 아가베의 원산지는 멕시코로 추운 겨울을 잘 버티는 식물은 아니지만,
최저 -3도까지는 월동 가능하고, 습하지만 않다면 그 이하로도 버틴다고 한다.
지구 온난화로 인해 독일의 기후는 점차 갈수록 따뜻해지고 있고,
올 겨울도 그다지 춥지 않았다.
올해 2018/19 베를린 겨울의 평균 기온은 3.7도
독일 겨울의 평균 기온은 2.8도 였다.
오늘 분갈이를 해줄 아가베는 총 2개
하나는 작년 겨울 발코니 창틀에 올려뒀는데
강한 바람으로 인해 떨어져 화분이 산산조각이 나버린 녀석으로
이제는 새 화분에 이사를 해줄 필요가 있었다.
떨어지면서 이파리 몇개는 크게 다쳤으나,
특유의 질긴 생명력으로 다행히 죽지는 않았다.
그 후에도 깨진 화분에 물을 줘가며 생명은 부지하고있으나,
이제는 제대로 된 곳에 심어줘야 겠다고 생각했다.
또 하나는 너무 비좁은 화분 안에서 이미 크게 자라버린 아가베...
좀 더 큰 집으로 이사시켜 줘야겠다.
우선은 산산조각 나버린 1번부터 시작하기로 했다.
1. 화분에서 식물을 꺼내준다.
다행히 깨진 화분에서 아가베를 꺼내는 것은 그리 어렵지 않았다.
화분 속이 뿌리들로 꽉 들어차있었다.
아가베는 크는 속도가 무시무시한데,
너무 빨라서 화분 안에 키우는 것이 미안할 정도이다.
2. 분갈이를 해줄 화분을 준비한다.
기존에 있던 화분보다 약 지름이 3~5cm 정도 큰 것이 이상적이지만,
분갈이 하려는 식물이 월등하게 큰 경우,
좀 더 큰 화분을 준비해도 무방하다.
난 기존의 화분보다 지름이 3cm, 깊이는 7cm 정도 큰 화분으로 준비했다,
3. 식물의 뿌리를 정리해준다.
이때 영양가가 모두 빠진 낡은 흙들을 정리해주고,
말라버린 잔뿌리, 힘이없는 잔뿌리들도 함께 제거해준다.
손으로 흙을 털어줄때 자연스레 떨어져나가는 뿌리들은 이미 생명력이 없는 뿌리라고 보면 된다.
잔뿌리는 모두 제거되고,
생명력이 있는 뿌리들만 남은 모습
4. 새 화분에 흙을 반정도 채워준다.
나는 물빠짐이 좋게 하기 위하여,
일반 상토에 호접란용 바크를 1/3 정도 섞어서 화분의 절반 정도를 채워주었다.
5. 식물을 안착 시킬 수 있도록 가운데를 오목하게 파준다.
6. 식물의 뿌리가 화분에 잘 자리잡을 수 있도록 뿌리를 펼쳐서 새 화분에 넣어준다.
이때 뿌리를 흙 안쪽으로 넣어주면서 가장자리의 흙으로 뿌리를 살짝 덮어주면
식물이 화분에 흔들리지 않도록 자리잡는데 도움이 된다.
7. 화분의 나머지를 상토로 채운다.
식물 밑둥까지 흙을 잘 채워 식물이 화분안에 잘 고정되도록 한 후,
물을 뿌려 잘 고정시킨다.
사실 분갈이를 한 직후에는 물을 너무 과하게 주는 것은
뿌리가 썩는 원인이 될 수 있으므로,
물이 고슬고슬하게 덮여있는 흙을 눌러줘 식물을 새화분에 고정시킬 정도로만
물을 주도록 한다.
(200ml 정도면 충분한듯)
2번 화분도 같은 방법으로 분갈이를 했다.
작은 화분 속에서 길쭉하게 잎을 펼친 모습
얼마나 답답했을까.
화분에서 식물을 빼려해도 잘 빠지지 않았다.
눈으로 보지 않아도 꽉 들어찬 뿌리의 모습이 눈앞에 훤했다.
식물이 화분에서 잘 빠지지 않을 때는
바닥의 물빠짐 구멍을 손가락으로 눌러 위로 밀어내면
빼는데 도움이 된다.
통째로 빠진 식물과 뿌리
역시 예상했던 대로
화분 안에 뿌리가 한가득이다.
1번과 같은 방법으로 낡은 흙과 잔뿌리들을 모두 제거해
깨끗하게 만들어 주었다.
이번에는 기존에 썼던 화분을 깨끗이 세척하고,
소독용 알콜로 소독 후 재사용했다.
새 화분에 자리잡은 아가베
원래 있던 화분보다는 많이 큰 크기지만,
워낙 그 좁은 곳에서 잘자라준 탓인지
새 화분도 넉넉해보이진 않는다.
올 여름은 새 집에서 잘 자라주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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