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렇게 활짝 아름답게 피었던 호접란꽃이 지기 시작했다.
그동안 활짝 피어 즐겁게 해주던 꽃이 힘을 다했나보다.
그렇게 여름 쯤 가지치기를 해주었다.
완전히 다 져버린 꽃대는 꽃대가 올라오는 부분에서부터 첫번째 혹은 두번째 마디 1센치정도 윗부분을
예리한 전정가위로 잘라주면 된다.
우리집엔 총 두개의 호접란이 있는데
이것은 그중 작은 녀석으로 이름은
Phalaenopsis hybride Multiflora
호접란 중 아마 교배종인듯?
꽃대를 쳐내고 나서
일주일간은 실내에서 쉬게 두었다가,
일주일 후 부터 약 15도의 쌀쌀한 날씨를 3주정도 보여주면
다시 꽃대가 올라온다.
낮에는 해가 너무 강해, 호접란들은 직사광선은 쬐어주면 안되니,
나는 해가 질 무렵부터 매일 발코니로 내보내 찬바람을 쐬주었다.
그리고 다시 아침이 오면 실내로 들였다.
그리고 나서 11월 말부터 이렇게 꽃대가 올라오기 시작했다.
그리고는 무서운 속도로 자라는 꽃대
12월초의 모습
이렇게 그냥 두면 꽃대가 제멋대로 자랄것 같아서
지지대를 세워 주기로했다.
사실 꽃대를 그냥 자연스럽게 늘어뜨린 것도 예쁘다고 하는데,
아직 시도해보진 못했다.
다음번엔 반드시!
깨끗하게 소독해준 지지대를,
뿌리가 다치치 않도록 잘 돌려서 꽂아주고
그 옆으로 올라오는 꽃대를 잡아 묶어주었다.
그리고는 무럭무럭 꽃대를 올리더니
1월말쯤은 이렇게 봉우리를 맺었다.
이때의 기쁨이란!
사실 겨울에 물관리를 소홀히하고
영양분을 따로 주지않았더니
꽃봉우리가 많이 맺히진 않았다.
보통 겨울에는 물을 줄이고 비료도 줄이긴 하지만,
그래도 가끔씩 챙겨줘야 하는데,
비료도 하나도 안주고 물도 거의 2-3주마다 한번씩 줬더니
꽃대도 많이 못 올리고 봉우리도 많이 맺히지 못했다.
드디어 꽃을 활짝 핀 2월 중순의 호접란
감격스러워서 바로 액비를 섞은 물을 공급해주었더니
바로 옆에있는 봉우리도 피기 시작했다.
겨울 내 성실하게 영양분을 공급해줬더라면 더 많은 꽃을 피웠을텐데.
역시 식물을 정직하다.
뿌린대로 거둔다 라니..
식물은 신기하게도
가지고있는 에너지를 때에따라 적절히 사용하는데
그것을 눈에 띄게 확인 할수 있는 것이 호접란이다.
꽃을 피우는 시기에 비료를 주면
꽃을 바로 피우거나, 꽃이 오래 지속된다.
꽃이 진후 가지를 잘라내고 나면
이제는 그곳에는 할일이 없다는 듯이
다시 뿌리를 내리는데에 힘을 쏟고
그도 할일을 다 했다 싶으면 다시 새 잎을 올리기 시작한다.
호접란의 잎을 자세히 살펴보면 그 잎이 어떤 환경에서 자랐는지도 대충 짐작을 할 수가 있는데,
화분을 집으로 데려오기 전에 있던 잎들은 색은 진하지만 푸석푸석한 반면
내가 집에와서 정성껏 키운 잎들은 반짝반짝 윤이 난다.
물론 이 잎들도 시간이 지나서 새 잎들을 올리면 다시 거칠어 지지만,
잎만 봐도 얼마나 주인이 애정을 쏟았는지가 눈에 보인다고 할까.
얼마나 더 많은 꽃을 보여줄 지는 미지수이지만,
아직 시간이 많으니 좀 더 기대해봐도 좋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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