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임중일기

독일 임신 / 6주 차 - 임신 초기 증상, 태몽, 그리고 입덧의 시작

쪼애 Zoe 2025. 5. 9. 19: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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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테기로 집에서 임신을 확인 후

다음주에 병원에 방문해 피검사를 했다.

 

임신 확진 검사라고 생각했는데,

그냥 피를 뽑는 테어민이었고,

기대했던 남편과 나는 약간의 실망감과 함께 병원을 나섰다.

 

다음 테어민은 2주 후

피 검사 결과는 내일 전화로 알려준다고 하셨다.

만약 피검사 결과 임신이면 2주 후 테어민에 와서 임신 확진 검사를 진행하기로.

 

하지만 담당의사선생님이 마침 휴가라서

다른 선생님이 진단해주시기로 했다.

 

이 선생님은 사실 임신 준비를 시작한 후로

산부인과를 바꿔서 만나게 된 새 선생님인데,

구글에서 평도 좋고, 의사로서의 이력 뿐만 아니라 조산사로서 이력도 있으신 분이라

이분으로 결정했었다.

 

하지만,

친절은 하지만 묘하게 차갑고

모든게 처음이라 낯설고 궁금한 점이 많았던 우리에게

지나친 걱정을 한다는 듯한 뉘앙스로 대답하시고,

또 그분과 함께하는 간호사는 정말 너무나 불친절.

 

처음에는 내 기분탓이라고 생각했지만

이번 테어민에 동행한 남편도 같은 기분을 느꼈고,

진지하게 다른 병원으로 옮기는 것을 고민했다.

 

첫임신이자 고령산모

게다가 남편도 나도 모두 외국인이라 모든 것이 낯선 우리인데

우리는 친절하고 인내심있게 이 여정을 동행해줄 사람이 필요했다.

 

하지만 병원을 아예 새로 옮기는 것은 너무 어렵고 (새 환자를 받지 않는 경우가 많아서)

진단 테어민을 다른 선생님께 잡아주었으니

우선은 진단을 받고,

만족스럽다면 새 선생님으로 옮기고,

이 선생님도 불만족스럽다면 그때 병원 옮기는 것을 생각해보기로 했다.

 

하지만 뷰는 너무너무 멋진 산부인과 대기실

오페라하우스 바로 앞이다.

 

 

다음 날

여느 때처럼 근무를 하고 있었고,

전화를 통해 반가운 소식을 들었다.

 

'임신 호르몬이 높게 나왔어요. 임신입니다. 축하합니다.'

 

 

사실 이때까지만 해도 12주차 까지는 주변사람들에게 알리지 않는게 좋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었는데

막상 저 이야기를 듣고 나니 가만히 있을 수가 없었다.

 

당연 통화 후 남편에게 가장 먼저 알리고,

퇴근하자마자 바로 한국에 계신 부모님과 동생에게 알렸다.

 

오랫동안 목이 빠지게 기다려 온 소식이기에 

당연히 모두 기뻐하셨고 축하해주셨다.

 

엄마는, 사실 한달 반 전 쯤에 태몽으로 생각되는 꿈을 꿨는데

나에게 부담이 될까봐 말을 아끼고 계셨다고 한다.

 

태몽은 주변사람이 여러개를 꿔주기도 한다는데

엄마는 혼자 2개나 꾸셨다고 ㅋㅋㅋ

 

하나는 엄청 커다랗고 빨간 루비 목걸이를 선물로 받는 꿈

또 하나는 암석이 가득한 땅에 물기둥이 솟아 오르면서 폭포가 생기는 꿈

 

'루비면 딸인거 아냐?'

하고 묻는 말에,

보석이 큰게 한덩어리면 아들, 자잘한게 여러개면 딸이라며

루비꿈 폭포꿈 둘다 아들꿈이라 하셨다.

 

글쎄, 이건 두고봐야겠죠?

 

사실 성별은 상관이 없다.

그저 건강히 와주기를.

 

 

엄마는 입덧은 없는지, 다른 증상은 없는지 물어보셨다.

 

임신 사실을 알기도 전

길을 가다 느껴지는 담배냄새에 주위를 돌아보면 저 멀리있는 흡연자를 발견하곤했다.

그때는 그냥 담배냄새가 싫어서 그런가보다 했는데,

생각해보면 유독 냄새에 민감한 증상이 시작되었던게 아닌가 싶다.

 

역시 임신 사실을 알기 전,

갑작스럽게 '술을 평생 끊어보는건 어떨까. 마실만큼 충분히 마셨잖아?' 하는 생각이 들었는데

예민해진 탓에 생각만해도 올라오는 그 불쾌한 알콜의 맛이 생각나서 그랬던게 아닌가 싶다.

 

그리고 계속 허기가 지고,

잠이 쏟아진다는 것.

 

그 외에는 딱히 다른 증상은 없었다.

아직 입덧이 없는데,

난 입덧이 없는 축복받은 임산부가 아닐까 생각했지만,

역시나 오만이었다.

 

엄마와의 통화가 끝나기가 무섭게 지옥의 입덧이 시작되었다.

6주차 마지막날 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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