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임중일기

독일 임신 / 5주 차 - 임신하다

쪼애 Zoe 2025. 5. 9. 18: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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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이 글을 어떻게 시작해야 할지 모르겠다. 

 

오랫동안 기다리는 소식이라 기쁜 마음 반.

35세가 넘은 노산이라 걱정되는 마음 반.

 

워낙 초기 유산이 흔하고,

게다가 노산인 경우 그 비율이 크다하여

이 기록을 남기는게 맞을까 하는 고민이 들었다.

 

'혹시나 이 기록이 괴로운 기억이 되지는 않을까'

 

 

하지만 이 기록이

낯선 나라에서 첫경험을 하는 누군가에게

도움이 되었으면 하는 마음에

용기를 내어 본다.

 

 

 

결혼 후 1년 9개월

임신 시도 후 1년 6개월

 

드디어 좋은 소식이 우리를 찾아왔다.

 

 

자연임신을 시도한 후 1년.

의사선생님께 Kinderwunschzentrum 난임센터 방문을 권유받았던 터라

이 소식이 얼마나 기뻤는지 모른다.

 

(임신 준비는 다른 포스팅에서 다뤄볼게요!)

 

 

생리 예정일에 시작하지 않으면

쏜살같이 달려가 임테기를 하고 

한줄을 보며 실망하던 수많은 시간들을 뒤로하고

 

드디어! 

두줄이다.

 

순간 머리가 멍해졌다.

'정말 임신이라고?'

 

 

몸으로는 아직 아무런 증상도 자각하지 못했던 때라 실감이 나지 않았다.

 

아직 자고있는 남편을 깨워 알려줘야하나

병원에 다녀올때까지 말하지 말고 기다려야하나

이제 어떻게 해야하지

 

오만가지 생각이 머릿속을 스치고 지나가면서

한 5분간은 안절부절했다.

 

하지만 금새 정신을 차렸다.

 

'일단 남편에게는 알리지 말자.'

전에도 임테기 두줄을 봤지만 피검사 후 임신이 아니라는 실망을 했던 터라,

그런 실망을 안겨주고 싶지 않았다.

 

그리고 바로 병원에 전화를 걸어 예약을 잡았다.

안타깝게도 다음 날부터 하필이면 부활절 공휴일이 시작이라 

공휴일이 지난 후, 

그러니까 일주일 후에나 검사가 가능하다는 것이었다.

 

그렇게 일주일 후 병원 예약을 잡고

예정일을 계산해보았다.

 

12월 23일

 

하필이면 크리스마스 시즌이라니!

 

갑자기 지인들의 말이 머릿속을 스치고 지나갔다.

 

'헤바메(조산사)를 구하는게 진짜 너무 힘들었어'

'출산 병원 찾는거도 미리미리 해야해'

 

그런데 크리스마스 시즌까지 겹치다니!

이대로 있을 순 없다.

 

파워 J인 나는 성공적인 임신기간을 위해 폭풍 리서치를 시작하고

공부를 시작했다.

 

 

결국은 입이 근질근질해서

남편에게는 3일 후에 임밍아웃!

 

남편도 울고 나도 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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