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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로운 삶

[자급자족] 의존하여 살아간다는 것

예전의 블로그에서 내가 사용하고 있는 화장품에 대해서 포스팅을 한 적이 있다.

성인 여드름의 흔적으로부터 벗어나게 해준 고마운 나의 기초 화장품들.


아무 문제없이 5년을 넘게 써오던 나에게 최근 큰 문제가 닥쳤다.

다른 것은 몰라도 이 과정만큼은 꼭 빼놓지 않았던 '달팽이크림'


(c) Mizon.com



작년부터 몇번을 해외직구(유럽에서 한국으로 직구)를 통해 인터넷으로 주문을 해도

도착하지 않거나, 주문취소가 되거나, 환불처리가 되었다.

이상하게 생각되어 직접 홈페이지를 방문했다.


그 결과,

제품을 리뉴얼하는 과정이 생각보다 오래걸려 제품이 입고되지 않는 것.


그래도 아직 사놓은 게 두개는 남았으니 그 동안에는 입고가 되겠지.

라고 생각한지도 벌써 6개월이 넘어간다.

현재 남은 크림이 마지막.

그것도 이제 바닥이 드러나고 있다.


점점 불안했다.

아, 이제 슬슬 입고가 되어야 하는거 아냐.

고객센터에 문의를 해 보아도 돌아오는 대답은,

리뉴얼이 길어지고 있다는 것 뿐.



언젠가 생각은 했었다.

평생 이것만 쓰고는 살 수 없을텐데.

이 제품을 대체할 수 있는 것이 있어야할텐데..

가능하다면 독일에서 손쉽게 구할 수 있는 제품으로 대체할 수 있어야할텐데..

(한국에 갈때마다 2년치를 구입해오는 것에서 벌써 한계를 느끼고 있었다.)


그렇게 다양한 제품을 시도해보기도 했지만,

아직 마음에 쏙 드는 대체품을 찾지는 못했다.

그래도 아직까지는 괜찮아 라면서 나를 위로했다.

그러던 중 위기가 생각보다 빨리 찾아온 것이다.



(c) 무료이미지



일상에서 너무나 쉽게 돈만 내면 살 수 있어서

마치 내가 주체인 양 살아가지만,

사실은 시스템에 철저하게 의존하며 얽매여 살아가고 있다는 걸

깨닫는 계기가 되었다.


지금 나에게 닥친 일은 화장품이니까 다행이지

언젠가 이것이 음식이 된다면.

물이 된다면.

공기가 된다면.


지금은 수도세만 내면 물을 마음껏 사용할 수 있고,

전기세만 내면 컴퓨터도 핸드폰도 마음껏,

식재료들도 마트에가면 너무나 쉽게 구할 수 있어

인식하기가 쉽지 않다.


이것이 얼마나 무서운 일인지.



내가 아직 어렸을 적에는

아직 생수를 사먹는 일은 없었다.

그런데 이제는 누구도 생수를 사먹지 않는 사람이 없다.



다양한 브랜드의 생수들

(c) http://www.ekn.kr/




얼마전에는 중국에서 깨끗한 공기를 판매하기 시작했다는 뉴스를 들었다.



지리산 하동 공기캔

(c) 하동군


지금 물을 사마시듯

언젠가 매주 마트에가서 일주일 치 공기를 사는 날이 올 수도 있지 않을까



사실 시스템에서 벗어나서 산다는 것은 거의 불가능한 일이라 생각하고,

또한 그것이 주는 혜택에 굳이 등 돌리고 살아갈 생각도 없다.


현재 우리가 누리고 있는 자연의 혜택들을 당연하게 생각하지 않고

이것들을 지키는 것이 가장 최우선이 되어야 겠지만,

그래도 불안하다.


최대한 어딘가에 의존하는 일을 줄이며 살아가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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