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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벼운 삶

[알아차림] 집착

나는 쇼핑을 그다지 많이 하지는 않는다.

언제부터인가 패션에 신경을 많이 쓰지 않게 되면서

자연스럽게 쇼핑과도 멀어졌다.

그냥 시들해져버렸다고 해야하나.


아니 그런줄만 알았다.


한동안 뜨거웠던 미니멀라이프에 대한 기사나 책들을 보면서

최소한의 것들만을 가지고 사는 삶에 대해 크게 공감했고,

내가 소유한 것들은 모두 필요에 의해 존재하는 것들이고,

불필요한 옷가지 등은 사지 않고 있으니,

나름의 미니멀라이프를 실천하고 있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언제부터인가 하나둘씩 늘어가는 짐을 잘 살펴보면서 깨달았다.

관심사가 옮겨가면서, 패션에서 다른 잡동사니로 쇼핑이 옮겨간 것 뿐이라는 것을.



찬장 가득한 차들

(c) Hyejin Cho


찬장은 온갖 종류들의 차들로 가득했고,

한달에 한번 쓸까말까한 립스틱들은 서랍에 가득.

쓰지 않는 핸드크림은 왜 또 그렇게나 많은지.


서랍에 한가득한 립스틱, 립글로즈, 크림, 매니큐어 등등

(c) Hyejin Cho


언젠가 필요할 것 같아 버리지 못한 것들.

왠지 아까워서 처분하지 못한 것들.

추억이 많은 것들.

필요하(다고 혼자 생각하)는 것들.


가볍게 살고 싶은 나의 삶과는 전혀 어울리지 않은 것들로 가득했다.

그렇게 몇개월째 그자리에 놓여있는 물건들에서 나의 집착이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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